무진기행, 안개 속의 사람들

언젠가
이동진 기자가 무진기행을 번이고 받아 적었다는 말에 끌려 읽게 <무진기행>.

무진에 가본 일이 있는가. 나는 아직 번도 가본 일이 없다. 무진에는 무엇이 있기에 소설의 배경이 되었을까. ‘공간 대한 철학 수업을 들어서 그런가 공간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이번엔 무진이다.

공지영의 <도가니>라는 소설의 배경도 무진이다. <도가니> 먼저 읽어서 그런가 그다지 좋은 인상은 아니다. 어둡고 안개 속에 갇힌 듯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진실 존재가 가려지고 은폐되는 공간. 무엇이 진실인지를 보지 못하게 안개가 가리고 있는 그런 공간인 같다. 우울한 안개 속의 흑도 백도 아닌 회색 도시가 눈앞에 떠오르는 우연이 아닐 것이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영국의 안개 속의 우울한 도시와 같은 분위기가 아닐까.
소설의 도입부에서 나오는 것처럼 무진의 특산물인 안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출처: 네이트 지식)
짧다면 짧고 길다면 소설 속에 이름이 나오는 사람은 뿐이다. 윤희중과 하인숙. 다른 사람들은 , , 아니면 이름뿐 제대로 이름 불려지지 않는다. 꽃이라 이름을 불러야 의미가 생긴다고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아마 화자인 윤희중의 의식 속에 진정한 사람으로 남은 사람이 하인숙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이기도 윤희중이 무진에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에게 무진이라는 공간은 지난 날의 상처, 기억, 억눌린 욕망들이 뒤섞여 있으며 책임이라는 이름이 사라진 공간이다. 그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순간 사랑의 편지 썼지만 주지 못하고 창피함 느낄 수밖에 없는 그가 서울에 돌아가 무진의 무책임했던 행동들에 대한 책임을 있을까. 무진이라는 공간에서만 있었던 그의 일탈아닌 일탈이었던 짧은 시간. 사랑 도대체 어떤 사랑인가. 이해하기 어려웠다.

소설 속에서는 유독 여성 이미지가 많이 드러나는데, 전쟁 당시 그가 군대에 가지 못하도록 막은 어머니’, 어머니를 떠올리게 만든 미친 여자’, 자살한 술집여자’, 서울에 있는 부잣집 과부였던 아내 ’, 그리고 하인숙 등이 여성들이다. 모두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자극적인 여성의 이미지 속에 무언가 숨어있는 듯한 느낌이다. 뚜렷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 갇힌 사람들의 이미지 같다.

소설은 특히 감각적인 묘사가 돋보인다. ‘햇빛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있는 정도의 소금기, 세가지로 만들어진 수면제라든가, ‘개구리 소리가 별빛들로 변하는 같은 변화 화자가 느끼는 것들이 일상적이지 않은 독특한 묘사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김승옥 작가의 단편모음집의 서문을 읽은 적이 있는데, 분은 소설을 자주 미완성으로 남기었다고 한다. 그게 어울린다는 말이 왠지 마음에 와닿았다. 이동진 작가가 몇번이고 적고 적었는지왠지 이해가 된다.

 

 

Posted by 김살구 Trackback 0 : Comme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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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longchamp 2013.07.18 18:38

    지금은 반짝반짝 빛이 나겠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빛은 사라저버릴거야,지금 우리처럼